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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와 김치장사

청소부와 김치장사 밥 구하는 장소를 몰라 갈팡질팡 헤매다 보면 청소부였던 울 아비가 애드럽기 그지없다 찌릿찌릿 쥐 나던 다리로 연탄재를 수레에 가득 싣고 빙판이 된 새벽길을 어찌 그토록 내달리셨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실존의 처지를 인정하고 어금니를 앙다물고 뼛심으로 감내하셨던 것을 밥 구하는 방법을 몰라 기웃기웃 들여다보면 김치장사였던 울 엄니가 왈카닥 생각난다 아릿아릿 저린 어깨로 묵은지를 머리에 잔뜩 이고 칠흑 같은 밤길을 어찌 그리도 떠다니셨는지? 제비 새끼 같은 우리를 거두어 먹이려고 당신을 내팽개치고 아등바등 사셨던 것을 그런데 말이야 '나'란 자는 요 모양 요 꼴로 철퍼덕 주저앉아 이다지 징징대고 있는지?

詩詩한 2023.01.26

계묘년의 소망

계묘년의 소망 노자가 한가로이 거닐던 뒷산 무욕의 산책길에 아직껏 고엽이 남아 있다면 탐욕으로 눈먼 자들의 머리를 툭툭 치며 떨어졌으면 합니다 따끔한 정문일침으로 말입니다 선녀들이 손수 운영한다는 하늘 떡가루 방앗간에 여태껏 첫눈이 남아 있다면 도시인들의 황량한 마음밭에 잠뽁 뿌려 주었으면 합니다 새하얀 설레임으로 말입니다 푸네기의 추억이 묻어 있는 고향 따뜻한 안방에 입때껏 화롯불이 남아 있다면 타관 타는 사람들의 언 손을 훗훗이 쬐어 주었으면 합니다 돈후한 인정머리로 말입니다 월로가 소장으로 근무하는 우주 광대한 발전소에 이제껏 인력이 남아 있다면 그대의 앞발길을 나에게로 와락 당겨 주었으면 합니다 담백한 그리움으로 말입니다

詩詩한 2023.01.24

바람 씽씽 - 노래를 찾는사람들

바람 씽씽 바람 씽씽 부는 추운 날에도 살펴보자 살펴보자 봄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지금은 찬바람 속에 추운 나무 한 그루 외롭게 서 있네 흰 눈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귀 기울이자 귀 기울이자 봄이 어디서 숨쉬고 있는지 지금은 흰 눈 속에 추운 나무 한 그루 외롭게 서 있네 난 그 나무에게로 달려가고 싶지만 어머니가 말려요 밖은 춥다고 난 그 나무에게로 달려가고 싶지만 어머니가 말려요 밖은 춥다고 바람 씽씽 부는 추운 날에도 흰 눈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나서 보자 나서 보자 너의 손과 나의 손을 마주 잡고 힘찬 휘파람 불며 나서보자 너의 손과 나의 손을 마주 잡고 힘찬 휘파람 불며 나서보자 바람 씽씽 부는 추운 날에도 흰 눈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바람 씽씽 부는 추운 날에도 흰 눈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민중 가요 202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