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4 밥 4 원칙 혹은 약속은 그때그때 제 입맛에 맞춰 간편히 매식하는 밥집밥이 아니라 한결같은 애자지정의 어머니가 군색한 살림임에도 불구하고 지극정성으로 지은 집밥이어야 한다 詩詩한 2020.03.09
코로나포비아 코로나포비아 사람들이 코로나포비아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고 있는 것은 기침이나 재채기로 분출된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감염으로 이어진다는 공포 때문이 아니라 꽃샘바람을 타고 펄펄 날아다니면서 함부로덤부로 지껄여 대고 있는 요언분자 풍설(風說)이 녀석 탓이다 詩詩한 2020.02.20
푸하하 1 푸하하 1 아빠, 세상에 영원한 게 있나요? 당연히 없지 십원에 한 개면 몰라도 지민아, 아빠 재치 있지? 아니요 새치만 많은데요 아빠, 오늘 내가 말이야 당연히 아니지 울 딸은 예쁜 사람이지 민지야, 아빠 센스 있지? 아니 아빠는 엑스공책 있잖아 그렇지만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너흰 알겠니? 어. 머. 니 詩詩한 2020.02.06
확진자 확진자 저는 조금 전에 관계당국으로부터 ‘인정’ 확진자라는 판명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유익한 구종 바이러스가 전염병처럼 또다시 창궐했으면 합니다 그런고로 저는, 골골샅샅이 마구 돌아다니겠습니다 詩詩한 2020.02.03
애인이 있다고? 애인이 있다고? 벌말을 지나 도린곁으로 접어들어 살갑게 속정 나누다 보니 하늘이 베푼 사랑인 줄 알았지? 밑속 알아주는 사람인 줄 알았지? 열구름인 것을 허풍선이인 것을 다님길을 피해 숲정이에 숨어들어 뜨겁게 안고 뒹굴다 보니 홍야홍야 촛불놀이 재밌었지? 는실난실 꼬깔춤 마.. 詩詩한 2020.01.29
그놈들 참, 그놈들 참, 탄식과 절망이 흘러넘치는 사람들의 우물터에서 분노심을 한 동이 그득 길러 가가 가고 가가 가인 그놈들의 여의도 소굴로 달려가서 옜다, 민심! 하면서 쌍욕 한 바가지씩 짝 짝 끼얹고 잡다 > 詩詩한 2020.01.13
해오름달에 태어난 해오름달에 태어난 암상궂은 동장군과 그의 예하 부대가 엄습해 오던 긴긴밤 배재기 망월이가 용꿈 꾼 뒤 낳은 네쌍둥이 송. 죽. 매 그리고 얘록얘록한 깐난이 당신 이 땅의 냉혈한과 엇서야 할 어여버젓한 세한사우여! 詩詩한 2020.01.08
사실 사실 허세글은 이쯤하고 어디, 팩트체크나 해 볼까? 글쓰기가 춤이라면 난 끔찍한 몸치다 글쓰기가 꼴이라면 난 볼썽사나운 호사바치다 글쓰기가 업이라면 난 영락없는 동냥치다 곱씹을수록 명료해지는 이 마땅찮은 진실! 詩詩한 2020.01.07
공명지조 공명지조 이즈음 세상은 좌와 우로 나뉘어 자그락자그락 승강이질하는 수화상극의 콩나물 대가리 요 근래 사람들은 피와 아로 갈리어 우적우적 편싸움질하는 반목질시의 숙주나물 대가리 詩詩한 2019.12.16
핸드폰을 끄십시오! 핸드폰을 끄십시오! 인제 핸드폰을 끄십시오 당신은 지금 구순한 이웃들과 한올진 동무들이랑 함께 앉아 있습니다 내처 이어폰도 빼십시오 당신은 지금 찌죽거리는 산새 소리를 속살대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그만 색안경을 벗으십시오 당신은 지금 미술관에서 색색의 그림첩.. 詩詩한 2019.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