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 시든 풀꽃이 시다 시원한 바람이 시다 시답잖은 사물이 시다 시끌벅적한 세상이 시다 시건방진 저 작자가 시다 시시껄렁한 인간사가 시다 시방 촛불 밝힌 광장이 시다 시시각각 쏟아지는 정보가 시다 시도 때도 없이 그리운 그대가 시다 詩詩한 2019.10.17
청문회를 보는데 청문회를 보는데 부. 귀. 영. 화 그리고 ‘그’라는 공리는 유클리드 기하학으로 막역하고 서로 정다운데 별안간 체 게바라가 난입하여 이 놈 저 놈 하며 야단야단입니다 詩詩한 2019.09.07
쑥부쟁이와 나 쑥부쟁이와 나 고향의 풀숲에 함초롬히 피어서 맑고 깨끗한 이슬만 감식하는 쑥부쟁이는 애송이들을 대롱 매달고도 무엇이 저리도 좋은지 환하게 낯꽃피어 있는데 도심의 빌딩숲에 허투루 피어서 돈이 된다 싶으면 냉큼 먹어 치우는 나는 이쁘둥이 달랑 두 명 업고는 이리도 낑낑대면서.. 詩詩한 2019.09.03
사랑 3 사랑 3 불철주야로 주의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면면히 독수해 온 통념을 향한 단심의 그대여 의뭉스러운 바보짓이라 하여 세인들이 나를 놀려먹어도 밤다듬이질 멈추면 월담하여 그대를 보쌈해 오는 야경벌이하리라 詩詩한 2019.08.12
기다림에 대하여 1 기다림에 대하여 1 새벽 두시 반, 단잠쯤은 강탈되어도 좋으니 그리움의 본성 위에 기다림의 본성을 덧대는 무위한 머릿속에서 좀더 생산적인 사고를 해 보자 번번이 감각하지만 기다림은 한계와 경계가 없어 실체가 흐리멍덩하고 더블어 현실과 이상의 이미지가 겹치고 공간 이동이 잦아 섣부른 자포자기적 감정에 빠지기 쉽다는 태생적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비록 본성은 그러하지만 은폐시켜 놓은 ‘곡진한 슬픔’이라 불러도 될 성싶은 기다림, 그 기다림의 번뇌가 거름이 되고 씨앗으로 영글기까지 쉼 없이 썩히고 비워야겠다 있음의 유익함도 없음의 쓰임에서 나온다는 노자의 말씀을 되뇌며 다 내려놓을 줄 아는 달맞이꽃처럼 조급함을 털어 낼 줄 아는 해바라기처럼 가뿐하고 진득하게 그대를 기다려야겠다 詩詩한 2019.07.18
들판은 지금 들판은 지금 백색군, 설백색군, 갈백색군, 황색군, 금황색군, 난황색군, 분홍색군, 꽃분홍색군, 연두색군, 멜론색군, 청포도색군, 녹색군, 선녹색군, 진녹색군, 연보라색군, 보라색군, 검보라색군, 자색군, 남자색군, 선홍색군, 홍색군, 적색군, 담적색군, 농적색군.... 색색전국시대, 최후의.. 詩詩한 2019.06.24
두나의 신이여! 두나의 신이여! 당금같이 소중한 대한 사람들이여! 강의 신 아켈로오스가 분노의 홍수를 거두시고 태양의 신 머고르가 잠든 생명를 깨워 주시니 간절히 바라건대 기적처럼 돌아오시라 詩詩한 2019.05.31
노동절에 부쳐 노동절에 부쳐 만방의 너여! 토르의 망치를 빌려 너의 운명을 지배하는 운명주의 손아귀를 짓부수고 한국의 나여! 크로노스의 낫을 꾸어 나의 시간을 수탈하는 시간주의 모가지를 베어 버리고 너와 나의 창조적 상상력이 세운 진정 빈부귀천이 없는 저 무등한 세상으로 가자! 詩詩한 2019.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