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162

푸하하 3

나란 자의 정체를 만인에게 폭로하면 나는 반자본주의적 색채가 농후한 벽창우다. 그런고로 돈벌레들을 경멸하여 끝끝내 사객한다. 그 대상이 일가친적이든, 깨복쟁이든, 부산사람이든, 미국사람이든 글쟁이든, 노동자든 예외없이 적용된다. 어떤 글에 언급했듯이 아직 뗀석기를 쓰는 동굴인류다. 나의 날품삯은 오만 원이다. 그 금액을 넘길라치면 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서거나 길거리에서 채소를 파는 할머니의 고단함을 덜어 드린다. 한달에 20일 정도 일하면 대략 일백만 원 정도다. 이런 나를 두고 별종이라 부르고 혹자는 ‘자발적 가난뱅이’라 칭해 나를 1234567891112 열없게 만든다. 나의 전재산을 가감 없이 공개하자면 월세집 500, 은행예금(청약금 포함) 500, 자동차 400으로 대략 1500만 원 조금 밑돈..

세상살이 2021.01.25

비명 혹은 비명

비명 혹은 비명 “저 매화나무에 물을 주어라” 두향이와 고매한 사랑을 나눴던 이황이 임종 직전에 한 마지막 말이었다. “추우니 모래를 좀 끼얹어 주게” 선원의 직업병인 괴혈병에 걸린 베링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이렇게 말하였다. “더 많은 빛을!” 질투의 화신이었던 괴테가 죽어갈 무렵에 했다는 꽤나 유명한 말이다. “내,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살아생전에 비명을 미리 써 놓았단다. ‘아이고매, 이녁 보고자파 죽것당께’ 밤새껏 고독지옥을 맛보던 어떤 사내가 동틀 즘에 단말마적 비명을 토하며 한 말이다.

세상살이 2021.01.04

自遣, 염세를 내쫓다

自遣(자견) 得卽高歌失卽休(득즉고가실즉휴) 득의할 땐 노래하고 실의할 땐 쉬어가며 多愁多恨亦悠悠(다수다한역유유) 근심 많고 한 많은 세상 그럭저럭 살아가세 今朝有酒今朝醉(금조유주금조취) 오늘 아침 술 생기면 오늘 아침에 취하고 明日愁來明日愁(명일수래명일수) 내일 근심일랑 내일로 미뤄 두세나 - 나은(羅隱) 사진은 또다른 자견(子犬)입니다. 하하,

세상살이 2020.12.15

어제도 아들을 핑계로 낮술!

아직 십일월 하순인데 아들이 있는 그곳은 연일 영하 4~5도다 이등병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소불하 영하 15도 이상일 게다 아마도 동태가 됐지 싶다. anyway, 애니골 먹자거리에 가면 살과 곤이 그리고 알을 드뿍 퍼 주는 동태탕 전문점이 있는데.... 맛깔난 갖가지 밑반찬은 역대급의 진미다. 아들이 코로나를 뚫고 첫 휴가를 나오면 저곳에 가서 뜨끈한 동태탕에 탁배기 한잔 해야겠다.

세상살이 2020.11.25

수고하십니다

그제 행진하는데 청와대 앞에서 낙엽 쓸던 청소노동자가 “수고하십니다” 고개 숙였다. 나도 “고맙습니다” 고개 숙였다. 그 찰나를 포착한 기자의 사진글이다. 전태일 동지 50주기였다. “근로기준법도 산업안전보건법도 자꾸만 벽에 가로막혔다. 50년 만에 무궁화훈장 하나 달렸으나 사람은 꽃처럼 돌아와 주지 않아 영정 든 이들은 웃지 못했다. 여전히 굶주리고 잘리고 무너지는 사연들이 역병인 양 소화기도 맞고 욕도 먹었다. 그래도 낙엽을 쓸다 말고 오래도록 그것들을 쳐다보던 이가 작게 말했다. 수고하십니다. 고맙습니다. 서로 눈 마주치며 고개 숙여 보였다. 전태일 열사 50주기였다.” - 사진글 윤성희

세상살이 202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