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가요

소낙비 (1974년) - 양병집

햇살 이해수 2020. 6. 26. 09:30

소낙비

 

어디에 있었니 내 아들아

아 어디에 있었니 내 딸들아

나는 안개 낀 산 속에서 방황했었다오

시골의 황토길을 돌아다녔다오

어두운 숲 가운데서 서 있었다오

시퍼런 바다위를 떠 다녔었다오

무덤들 사이에서 잠을 잤었다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무엇을 보았니 내 아들아

아 무엇을 보았니 내 딸들아

나는 늑대의 귀여운 새끼들을 보았오

보석으로 뒤덮힌 양옥집을 보았오

새까맣게 타 버린 나무들을 보았오

망치든 사람들의 주검을 보았소

하얀 사다리가 논에 뜬 것을 보았소

장난감 칼과 총을 가진 나를 보았소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무엇을 들었니 내 아들아

아 무엇을 들었니 내 딸들아 나는

비오는 날 밤에 천둥 소릴 들었소

세상을 삼킬듯한 파도 소릴 들었소

종로앞에 속죄하는 기도 소릴 들었소

가난한 사람들의 한숨 소릴 들었소

물에 빠진 시인의 노래도 들었소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어디로 가느냐 내 아들아

아 어디로 가느냐 내 딸들아

나는 비내리는 개울가로 돌아갈래요

수평선이 보이는 바닷가로 갈래요

영혼을 잃어버린 빈민가로 갈래요

뜨거운 사막위를 걸어 가볼래요

나에게 무지개를 따다 주는 소녀 따라갈래요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끝없이 비가 내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