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페시미즘에 빠지다

햇살 이해수 2020. 8. 12. 08:14

페시미즘에 빠지다

 

천상의 연인 직녀와 견우는

칠석우 때문에

결국은 만나지 못하는 것을

얄팍한 대나무로 만든 배로는

심활한 은하수를 건널 수 없는 것을

 

지상의 정인 그대와 나는

장맛비 때문에

이처럼 만나지 못하는 것을

동전 한 닢으로 만든 배로는

강악한 황금강을 건널 수 없는 것을

 

마주보고 울다가 스러져 가는

저 별들처럼

우리도 소멸해 가는 우리의 인연을

덤덤히 바라보고만 있을 뿐

에라, 이놈의 세상, 사랑하긴 영 글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