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그, 피식하다

햇살 이해수 2020. 11. 24. 08:13

그, 피식하다

 

포악한 80년대를

호기롭게 내달리던

청년 학생시절에는

학교 담벼락에

호헌 철폐, 독재 타도! 라는

시대적 소명의

대자보를 척 붙였는데

불의를 보면 꾹 참고 

시류에 잘 영합하면서

보신주의자가 된 오늘은

아들 방 창문에다

난방비 절감, 결로 방지! 라는

가내 보온용의

뽁뽁이를 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