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찔레꽃은요

햇살 이해수 2021. 5. 11. 09:19

찔레꽃은요

 

어룽대는 

그리운 고향꽃이고

 

매초롬하고

곱다란 누이꽃이고

 

다디달고

쌉싸래한 첫사랑꽃이고

 

밤손님을 쫓아내던

든든한 울타리꽃이고

 

어린줄기를 벗겨 먹던

맛난 주전부리꽃이고

 

엄마 향분을 몰래 바른

이쁘장한 순이꽃이고

 

보릿고개 시절에 퍼먹던

고슬고슬한 흰쌀밥꽃이고

 

보성강을 건너 올 때

흰 손수건을 흔들던 눈물꽃이고

 

고운 마음은 꽃으로 피고

서러운 운명은 열매가 된 우애꽃이고

 

풍상고초를 다 이겨 내고

하얀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는 민중꽃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