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행진하는데 청와대 앞에서
낙엽 쓸던 청소노동자가
“수고하십니다” 고개 숙였다.
나도 “고맙습니다” 고개 숙였다.
그 찰나를 포착한 기자의 사진글이다.
전태일 동지 50주기였다.
“근로기준법도 산업안전보건법도
자꾸만 벽에 가로막혔다.
50년 만에 무궁화훈장 하나 달렸으나
사람은 꽃처럼 돌아와 주지 않아
영정 든 이들은 웃지 못했다.
여전히 굶주리고 잘리고 무너지는 사연들이
역병인 양 소화기도 맞고 욕도 먹었다.
그래도 낙엽을 쓸다 말고 오래도록
그것들을 쳐다보던 이가 작게 말했다.
수고하십니다. 고맙습니다.
서로 눈 마주치며 고개 숙여 보였다.
전태일 열사 50주기였다.”
- 사진글 윤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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