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풍경

동막해수욕장 저녁놀

햇살 이해수 2020. 12. 17. 11:34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해 주는 것은 기적이라고?

 

정말, 그럼 난 이미 당신이라는

기적을 맛본 셈이네.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눈물을 흘릴 일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당신은 지독히도 날 길들여 놓았구나

제비꽃만 봐도 왈칵 쏟아지는 걸.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근데 그거보다 백배 천배 더 어려운 일이 있어

그것은 내 맘이 홀변하여 당신과 나뉘어 지는 거야.

우리 붉고 그윽한 저녁놀 구경하러 가자!

그렇지만 기다려야 한다고?

 

응, 천일홍처럼 지그시 기다릴 테니까

당신 아이들 다 키우는 대로 편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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