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에서
햇살 이 해수
쉴새 없는
구겨진 엉덩이를 던지듯 내려놓고
이내 스르르
아시잠에 빠져 버리는
소시민들의 버거운 일상이여
밑으로
밑으로만 떨어지는 가엷은 고갯짓
어깨라도 내어주고
피로회복제라도 사주고 싶은
찌뿌둥한 세상살이여
겨우 눈뜨고
이리저리 휘청대며
잠시 내려 놓았던 노곤한 하루를
도로 짊어지고 가는
눈물겨운 비척걸음이여
서로의 등짝에 실린
고단한 표정을 못본 척 읽어내고
정 묻은 연민과
선짓국 같은 위로를 주고받는
애처로운 사람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