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마지막날에
기갈에 시달리던 세상은
짱알짱알 독어를 남발하다가
야투루빛 잎새 위에서
이내 곯아떨어지고 맙니다
그렇지만 햇귀가 내비추고
함초롬한 새벽이슬이 깨우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활개를 치며
생기 넘치는 기지개를 켭니다
모진 밤을 이겨내고
새라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네오내오없이 매일반입니다
무사공평한 햇살이
각자에게 허락한 만큼은
더없이 붉고 눈부시게 빛나려고
아등바등하며 용을 쓰는 것입니다
밤새 푸푸대던 한숨이
얼굴에 그대로 음각된 우리네,
가로막고 길을 내주지 않는
염세는 몽둥이로 때려잡읍시다
그러고 나서는
한여름의 열정이 뿌려 놓은 씨앗이
실팍하고 탐스러운 열매로 맺힐
저 풍요한 구월로 함께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