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 가요

제비꽃 편지(2001년) - 이수진

햇살 이해수 2023. 3. 25. 08:25

 

제비꽃 편지

제비꽃이 하도 예쁘게 피었기에
화분에 담아 한번 키워보려고 했지요
뿌리가 아프지 않게 조심조심 삽으로 떠다가
물도 듬뿍 주고 창틀에 놓았지요
그 가는 허리로 버티기 힘들었을까요
세상이 무거워서요
한 시간도 못 되어 시드는 것이었지요
나는 금새 실망하고 말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것도 없었어요
시들 때는 시들 줄 알아야 꽃인 것이지요
그래서 좋다 시들어라

하고 그대로 두었지요

 

그 가는 허리로 버티기 힘들었을까요
세상이 무거워서요
한 시간도 못 되어 시드는 것이었지요
나는 금새 실망하고 말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것도 없었어요
시들 때는 시들 줄 알아야 꽃인 것이지요
그래서 좋다 시들어라

하고 그대로 두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