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첫사랑의 여자가 있었다
짐승처럼 나만을 사랑해 주었다
어엿한 젊고 잘 생긴 남편이 있는 유부녀인
나의 첫사랑 여자는 부끄러움도 없었다
남편이 밤낮으로 사랑해주는데도
서툴고 미숙했던 내가 해주는 사랑을
남편의 능숙한 사랑보다 좋아했으며
순수한 사랑이라고 했다
남편과의 사랑은 껍질만 남아 있다고 속삭였다
남편이 죽으면 따라서 죽을 수 없어도
내가 죽으면 따라서 죽는다고 약속했었다
첫사랑 여자와 입도 맞추었고 옷을 헤집고 젖도 만지고
밤새도록 안아주어야 잠을 잤다
한 때는 첫사랑 여자가 없으면 나도 죽는다고 다짐했었다
첫사랑 여자보다 젊고 예쁜 여자의 매력을 느낄 줄 알면서부터
나는 첫사랑 여자를 미워했으며
젊고 예쁜 여자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
보기도 싫게 늙어만 가는 첫사랑 여자는 병들어 죽어가면서도
나에게 끝까지 집착했었다
그 여자가 첫사랑의 여자
나의 어머니! 어머니이시다!
- 허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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