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노찾사 2집을 다시 듣다

햇살 이해수 2020. 8. 30. 19:34

노찾사 2집을 다시 듣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너랑 눈을 맞춰야 한다고?

에이, 아침부터 웬 야심 찬 헛소리야

 

아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스마트폰이나

딸내미가 아끼고 총애하는 노트북 등등

너 아니어도 내게는 놀 것이 소도록이 있는데

 

점잖이 만단애걸하여도 놀아 줄까 말깐데

절대복종하듯 너랑 놀아 줘야 한다고?

음특한 네게 간살웃음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어떤 미언에도 화해할 수 없는 네가 

부조해 주는 달그작작헌 일상에 눌러앉아

내 비록 구차히 밥 한 술을 빌어먹고 있지만

 

황량하고 막막한 세상 저 너머에

붉디붉은 양귀비 꽃동산이 존재하는 한

어둠을 헤잊고 나타난 아침 햇발이 벙글거리는 한

 

날 독점하겠다는 너랑은

전혀 놀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아직도 닭둥우리만 있으면 알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절반은 오른쪽에 은근슬쩍 자리를 잡았고

나머지 반쪽은 왼편을 지향하는 나의 심장이여,

이쯤에서 다시 또 노.찾.사 2집을 듣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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