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찾사 2집을 다시 듣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너랑 눈을 맞춰야 한다고?
에이, 아침부터 웬 야심 찬 헛소리야
아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스마트폰이나
딸내미가 아끼고 총애하는 노트북 등등
너 아니어도 내게는 놀 것이 소도록이 있는데
점잖이 만단애걸하여도 놀아 줄까 말깐데
절대복종하듯 너랑 놀아 줘야 한다고?
음특한 네게 간살웃음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어떤 미언에도 화해할 수 없는 네가
부조해 주는 달그작작헌 일상에 눌러앉아
내 비록 구차히 밥 한 술을 빌어먹고 있지만
황량하고 막막한 세상 저 너머에
붉디붉은 양귀비 꽃동산이 존재하는 한
어둠을 헤잊고 나타난 아침 햇발이 벙글거리는 한
날 독점하겠다는 너랑은
전혀 놀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아직도 닭둥우리만 있으면 알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절반은 오른쪽에 은근슬쩍 자리를 잡았고
나머지 반쪽은 왼편을 지향하는 나의 심장이여,
이쯤에서 다시 또 노.찾.사 2집을 듣자꾸나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대 가는 아들아 1 (0) | 2020.09.26 |
---|---|
나의 생이란 게 고작 (0) | 2020.09.25 |
해결사 바비 (0) | 2020.08.27 |
헌신 (0) | 2020.08.27 |
땅부자로 살아 보기 (0) | 2020.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