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냉이꽃이 지천이다

햇살 이해수 2018. 5. 2. 11:44

 

냉이꽃이 지천이다                

 

풋풋한 초록비가 내리는 이 아침,

봄꽃들이 다바삐 출근하는 지하철역에

어깨띠를 두른 냉이꽃들이 몰려들어

언거번거 뒤법석이다

 

하얀 냉이꽃이 성급하게 악수를 청하면 

노란 냉이꽃이 나도 냉이라며 속히 명함을 뿌리고

이에 질세라 말냉이, 미나리냉이, 황새냉이도

앞다투어 왜장질을 치면서 야단이다

 

만사무심한 보통내기 들꽃들을 향해

굽신굽신거리며 헛약속하는 냉이꽃들을 보면

4년 주기로 찾아와서 표 구걸하는 

여의도 동냥아치 떼거리와 꽤나 닮았다, 싶다 


냉이

나도냉이

말냉이

미나리냉이

황새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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