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 가요

금관의 예수 (1973년) - 김민기

햇살 이해수 2018. 12. 21. 11:27


금관의 예수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에서 왔나 얼굴 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이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고향도 없다네 지쳐 몸 눕힐 무덤도 없이

겨울 한 복판 버림받았네 버림받았네


아 거리여 외로운 거리여

거절당한 손길들의 아 캄캄한 저 곤욕의 거리

어디에 있을까 천국은 어디에

죽음 저편 푸른 숲에 아 거기에 있을까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여기에 우리와 함께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가리라 죽어 그리로 가리라

고된 삶을 버리고 죽어 그리로 가리라

끝없는 겨울 밑 모를 어둠 못견디겠네

아 서러운 세월 못견디겠네

이 기나긴 가난, 차디찬 세상 더는 못견디겠네

어디 계실까 주님은 어디 우리 구원하실 그 분

어디 계실까 어디 계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