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잘살고 있는 거지?
거룩한 가난뱅이 묵자의 말씀 중에
‘무고부귀’란 말이 있는데
아무런 까닭도 없이 부귀하다는 뜻이다.
조상에게 밥 한 술 얻어 먹는 일이 없고
남의 음식을 빼앗아 먹은 적은 더더욱 없으니
비록 남루한 옷을 걸친 묵자의 생이지만
진정한 미담가화인 것이다.
게으른 가난뱅이 나란 작자가
‘말만부자’라고 지꺼렸는데
월말에는 웃음이 가득찬 썩을놈이라는 말이다.
초에는 애오라지 땡전 한 푼 뿐인 빈손인데
자본적 셈법과 교언영색으로 말을 넘기고 있으니
답답하고 판에 박힌 일상의 반복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삶은 권태감이 찾아들 틈이 없다.
이녁,
나 곧잘 살고 있는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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