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가요

그대 (1986년) - 이태원

햇살 이해수 2020. 9. 14. 10:48

그대

 

그대 아름다운 얼굴에

슬픈 미소 짓지 말아요

그대 사랑하는 이 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그대 아름다운 마음에

슬픈 추억 갖지 말아요

그대 좋아하는 이 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 꽃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의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 내고도

몇 배로 다시 고이는 힘

이파리도 되고

실팍한 줄기도 되고

아 - 한 몫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허물없이 맨발인 넉넉한 저녁입니다

뜨거운 목젖까지 알아내고도

코끝으로까지 발이 저린

우리는 나무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래입니까

이노리 나무 정수리에

낭낭 걸린 노래 한 소절

 

그대 아름다운 얼굴에

슬픈 미소 짓지 말아요

그대 사랑하는 이 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나게 하는

눈물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와 나는 두고 두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네게로 이르는 길

네가 깨끗한 얼굴로 내게로 되돌아 오는 길

그대와 나는 내리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 두어야 합니다

 

그대 아름다운 마음에

슬픈 추억 갖지 말아요

그대 좋아하는 이 마음

언제라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