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청렬이가 나타났다

햇살 이해수 2020. 9. 14. 17:32

청렬이가 나타났다

 

청렬군! 어디서 밤새 풍류하다

이제야 나타났는가

참새떼들이 양냥대는 이 새벽

 

저기 댐이 무너졌다기에

우린 뜬눈으로 노심초사하며 보냈지

온갖 고초를 다 겪었다, 싶다

코로나 폭동 사회경제적 거리두기 억수장마 

범람 침수 산사태 바비 마이삭 하이선

 

꽤나 비싼 돈을 치르고서야 지각했지

이만큼의 거리가 아름다운 거리였다는 것을

대자연의 공격력에 비하면

인간들의 방어능력이란 게 형편없다는 것을

창살 없는 감옥살이로 인해

우울증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 청렬군! 와당탕퉁탕,

요란뻑적지근했던 여름의 종말을 한시바삐 고하고

굼실거리는 황금들판을 거닐며 사색하거나

형형색색의 수풀에서 노닐며  파안할 수 있도록

어서 가을을 깨우는 기상나팔을 불어 젖히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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