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햇살 이해수 2020. 9. 26. 07:55

개 풀 뜯어먹는 소리

 

야생의 냥이들은

고기를 먹고 체하면

괭이밥이란 들꽃을 뜯어먹는다

쌉싸래한 괭이밥은 냥이들의

단백질 분해효소 프로테아제인 것이다

워따, 이제 괭이밥 씨가 마르것다

 

탄자니아의 침팬지들은

기생충에 감염이 되면

아스필리아 잎을 따서 먹는다

안쪽 심에 있는 테르펜은 침팬지들의

천연 구충제인 것이다

긍께, 그곳 주민들도 똑같이 따라한답디다

 

고향의 얼룩빼기 황소들은

설사가 멈추지 않으면

덩굴 식물인 하늘타리의 뿌리를 먹는다

왕과근이란 뿌리는 마치 빗자루처럼 황소들의

깔끔한 장청소제인 것이다

아이고매, 영축없는 의사양반일세

 

티벳의 호랭이들은

고기를 날것으로 먹는 육식동물이면서도

들풀을 자주 씹어 먹고는 한다

식물의 잎에서 보충하는 엽산은 호랭이들의

긴요한 비타민제인 것이다

차말로, 영물이랑께

 

주교동의 방안풍수는

지독한 외로움이 그의 밤으로 찾아들면

잘 제조된 폭탄 몇개를 목구멍에 털어넣는다

자아의 무한성과 사유의 폭발성이 주성분인

이 폭탄은 그의 정깊은 지기지우인 것이다

하몬, 그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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