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자의 정체를 만인에게 폭로하면
나는 반자본주의적 색채가 농후한 벽창우다.
그런고로 돈벌레들을 경멸하여 끝끝내 사객한다.
그 대상이 일가친적이든, 깨복쟁이든, 부산사람이든,
미국사람이든 글쟁이든, 노동자든 예외없이 적용된다.
어떤 글에 언급했듯이 아직 뗀석기를 쓰는 동굴인류다.
나의 날품삯은 오만 원이다.
그 금액을 넘길라치면 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서거나
길거리에서 채소를 파는 할머니의 고단함을 덜어 드린다.
한달에 20일 정도 일하면 대략 일백만 원 정도다.
이런 나를 두고 별종이라 부르고 혹자는 ‘자발적 가난뱅이’라 칭해
나를 1234567891112 열없게 만든다.
나의 전재산을 가감 없이 공개하자면
월세집 500, 은행예금(청약금 포함) 500, 자동차 400으로
대략 1500만 원 조금 밑돈다.
조상남께 밥 한술 얻어먹는 적 없고
남의 밥 빼앗아 온 게 없으니까 정확한 계산이지 싶다.
아하, 벼룩의 간 어쩌고 저쩌고....
요는 글쟁이의 살림살이가 흔전만전하다는 것이고
자본과의 지독한 불륜극을 종영시키겠다는
노동자 시인이란 작자의 재산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먹고 마시고 책 사고 산책하는 비용이 요다지도 많이 드냐는 것이다.
만나지 못하는 동창생, 일가, 선후배 여러분께 미안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견지해 온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민지야, 넌 지금 불편하고 불행하니?
아니, 그렇지만는 더 가난해 지지는 말자.
그래, 오늘 술(콜라) 생기면 오늘 마시고
내일 근심일랑 내일로 미뤄 두면서 우리 그러자.
이상은 자기합리화를 위한 표본적 글쓰기였습니다.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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