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웃느냐고요?
나 같은 것을
‘아빠’라 불러 주는 자식들이
지금껏 슬하에 있어
뻔뻔스럽지만 빵끗 웃습니다
나 같은 것을
‘아드님’이라 불러 주는 엄니가
한결같이 그곳에 계서
죄스럽지만 벌쭉 웃습니다
나 같은 것을
‘시인님’이라 불러 주는 독자들이
다행히 여기저기에 있어
부끄럽지만 호호 웃습니다
나 같은 것을
‘선배님’이라 불러 주는 후배들이
당당히 광장에 서 있어
미안하지만 샐샐 웃습니다
나 같은 것을
‘그린비님’이라 불러 주는 그대가
뜬뜬히 지근거리에 있어
남분하지만 껄껄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