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침묵
네 무지근한 운명이
천근만근 무겁다 한들
봄비를 그득그득히 머금은
저 아까시나무 꽃보다
더 무거우랴
내 병약한 일상이
폭폭 쑤시고 아프다 한들
거리마다 푸릇푸릇이 피멍 든
저 오월의 광주보다
더 뼈아프랴
하고 싶은 말이
무궁무진한 우리여
홍파가 산산이 부서지는
저 직벽 위 해국처럼
침묵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