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침묵

햇살 이해수 2022. 5. 17. 07:42

침묵

 

네 무지근한 운명이

천근만근 무겁다 한들

봄비를 그득그득히 머금은

저 아까시나무 꽃보다

더 무거우랴

 

내 병약한 일상이 

폭폭 쑤시고 아프다 한들

거리마다 푸릇푸릇이 피멍 든

저 오월의 광주보다

더 뼈아프랴

 

하고 싶은 말이

무궁무진한 우리여

홍파가 산산이 부서지는

저 직벽 위 해국처럼

침묵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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