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나무 초록 세상
녹즙을 벌컥벌컥 마신다
초록 색깔로
몸 전체를 칠할 나무들이
서리 맞고 쫓겨날 신세임에도
초록 사랑으로
사람들을 배려할 나무들이
붉게 충혈된 도시인들의 눈을
초록 안약으로
상클하게 씻어 줄 나무들이
누렇게 뜬 고독자의 얼굴을
초록 바람으로
어루쓰담아 줄 나무들이
해종일 다사분주히 살다가
초록 별로
급히 옷 갈아입을 나무들이
푸른 상상력을 담뿍 매단 채
초록 웃음으로
저기, 새파랗게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