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해수욕장 저녁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해 주는 것은 기적이라고? 정말, 그럼 난 이미 당신이라는 기적을 맛본 셈이네.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눈물을 흘릴 일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당신은 지독히도 날 길들여 놓았구나 제비꽃만 봐도 왈칵 쏟아지는 걸.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근데 그거보다 백배 천배 더 어려운 일이 있어 그것은 내 맘이 홀변하여 당신과 나뉘어 지는 거야. 우리 붉고 그윽한 저녁놀 구경하러 가자! 그렇지만 기다려야 한다고? 응, 천일홍처럼 지그시 기다릴 테니까 당신 아이들 다 키우는 대로 편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