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어리석은 자

햇살 이해수 2020. 7. 13. 08:05

어리석은 자

 

희맑은 나릿믈에

사특한 관념을 씻기면

더도그마가 소척되어

졸렬한 빈자임을 직고할 수 있을까?

 

청푸른 솔바람에

강퍅한 아집을 쏘이면

소영웅주의에서 훌훌 벗어나

박직한 소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바람과 현실은

노상 대척점에 서 있고

아테의 미소에 유혹된 자들처럼

나도 매일 조금씩 우생이 되어 간다

 

구꿈맞은 일상

단 한 개의 생각이라도

정의롭게 팔딱일 수 있다면

이렇듯이 남우세스럽지 않을 텐데

 

잠시 후면

는질는질 뭉크러질 시간들

웃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장맛비를 열어젖히고

광장에서 들려오는 저 공적인 함성,

온갓 사적 욕망을 은폐시키기 위한

비겁하고 야비한 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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