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적 고독에 관하여
그끄제 밤에
고독깨나 맛봤다는 그녀가
내 고독 속으로
오연히 뛰어들었기에
혼자 앓던 고독을 반으로 나누었다
그런데 난 더욱 고독해졌고
그녀는 갈수록 혼자가 되었다
그녀가 망연히 바라보는 데도
나는 뻑뻑 담배를 피워 댔고
짐짓 대놓고 한숨을 쏟아부었다
눈치 빠른 그녀가
갓밝이에 후닥닥 일어나
잰걸음으로 내 곁을 떠났고
나는 다시 또,
고독을 독차지하게 되었다
근데 말이야
왜 고독하지 않는 거지?
이보다 더 참혹한 고독지옥은 없을까
고객님!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