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도시적 고독에 관하여

햇살 이해수 2020. 12. 21. 19:49

도시적 고독에 관하여

 

그끄제 밤에

고독깨나 맛봤다는 그녀가

내  고독 속으로

오연히 뛰어들었기에

혼자 앓던 고독을 반으로 나누었다

 

그런데 난 더욱 고독해졌고

그녀는 갈수록 혼자가 되었다

그녀가 망연히 바라보는 데도

나는 뻑뻑 담배를 피워 댔고

짐짓 대놓고 한숨을 쏟아부었다

 

눈치 빠른 그녀가

갓밝이에 후닥닥 일어나

잰걸음으로 내 곁을 떠났고

나는 다시 또,

고독을 독차지하게 되었다

 

근데 말이야

왜 고독하지 않는 거지?

이보다 더 참혹한 고독지옥은 없을까

고객님!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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