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절뚝이는 약자를 선택해서
살금살금 다가가 이빨로 목덜미를
사정없이 물어뜯지만
사람은 비척대는 약한 자가 안스러워서
성큼성큼 다가가 양팔을 겨드랑이에 끼워
인정겹게 곁부축한다
동물은 어엿한 소수자를 향하여
그들이 추앙하는 편견과 차별의 신을 앞세워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행사하지만
사람은 못된 다수자를 향하여
그들이 모시는 인권과 평등의 신을 대신하여
단단히 연대하고 당당히 설폐구폐한다
동물은 자기 족속의 무한한 번식과
생식기 우월주의에 사로 잡혀서
일웅다자로 기탄없이 교미하고 혼음하지만
사람은 시각적 아름다움으로 만나서
후각적 매력으로 즐거움과 행복을 만끽하고
공감각적 인간미로 한 사람만을 평생 사랑한다
동물은 강한 자를 보면 줄행랑을 놓거나
발라랑 누워 는실난실 아양을 떨며
비속한 말로 절대복종을 맹세하지만
사람은 불의한 강자가 미쳐 날뛰면
분연히 일어나 정의의 광장으로 몰려가
공노하고 항거하여 결국은 극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