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백수의 하루

햇살 이해수 2021. 8. 8. 15:16

글쟁이는 불의가 정의인 양

처신사납게 날뛰는 시절에

저항적 의지를 온몸으로 모듬고

열루를 뚝뚝 흘리는 촛불이다.

 

개뿔, 글쟁이다.

사기 당한 알 거지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현 정권에 돌 던진 탓이라고?

 

널, 움켜잡지도 내려놓지도 못하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새벽 산책이다.

나와 ‘너’라는 존재가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된

이 인연고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솔직히 두렵다.

 

코로나 사태에도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무급 휴직, 정리 해고,

구조 조정으로 굶어죽는다.

데모가 희망이고 밥이다! 라고

밥벌이용 원고를 제 단체에 투척한다.

 

독서할 시간이다.

닿을 수 없는 먼 이야기 ‘위대한 패배자’를 읽을까?

지독한 자유주의자인 ‘조국 따위의 시간’을?

그건 고통이다.

차라리 군대 간 아들 따라 오침이나 하자.

 

후유, 점심이다.

여섯 끼니째 먹던 닭백숙은 물렸으니

삼일 전에 먹었던 고추장불고기에

식은밥을 비벼 볶아 먹어 보자.

민지야, 맛있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맘에도 없는 시답지 않은

양반의 자서전을 긁적거린다.

저번에 사기 당한 것을 만회하기 위한

최악의 글쓰기다.

고요하고 거룩한 여름밤이 사뭇 그립다.

 

길다, 휴일 참 길다.

주지하듯 나란 작자는 경계는 분명하나

경계를 의식하지 않는 경지에서는

어리숙하고 부족하고 세상사 방법을 모른다.

폐일언하고 낮술로 버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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