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밥 먹어요?
배고파 죽겠다고요!
난 참 한심했습니다
요냥조냥 머슴밥으로 봉곳이 담아
아무때나 엄벙뗑 먹여 주면
그녀의 허기지고 고달픈 생이
배부르고 등 따스워져서
기분 좋게 끅끅 트림해 댈 줄 알았습니다
난 정말 바보였습니다
얼마나 아팠으면....
바짝 말라 버린 그녀의 가슴을
싹 다 갈아엎고 더운물을 댄 후에
모내고 피사리하여 가을걷이한 인정미로
따순밥 해 달라는 것을 그땐 전혀 몰랐습니다
혹여나, 동정론에 인도되어
그녀가 다시금 나를 찾아와서
오새도새 한솥밥을 먹을 수 있다면
입에 착착 달라붙는 고급진 마님밥으로
때맞춰 한 술 두 술 곡진히 떠먹여 주면서
포만감으로 웃어 쌓게 해 줄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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