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한강 변에 서서

햇살 이해수 2021. 10. 3. 11:29

한강 변에 서서

 

불가분리적인

내 심장의 반쪽인 당신을

우격다짐으로 떼어 보내고

여기 한강 변에 서서

 

인정 많은

남녘의 그 여인과의

하룻밤 사랑을 위안 삼아

당신를 서슴없이 버리고 있습니다

 

돈 따위도

시 나부랭이도

세상 전부인 나조차

쉬이 버릴 수 있는데

 

암만 다짐해도

차마 버릴 수 없는 것은

도깨비풀인 양 달라붙어 있는

아! 당신입니다

 

제길, 어쩔 수가 없네요

고리부채를 지불하더라도

위고의 윤택한 상상력과

보들레르의 처염한 서정성을 빌려서

 

당신을 생의 끝날까지

노래하는 수밖에요

영원한 형벌을 받은

시시포스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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