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수덕여관

햇살 이해수 2022. 8. 15. 00:07

수덕여관

 

온갖 시비곡절을 따지던 

바깥세상은 냅다 버리고

고즈넉한 수덕여관을 찾았던

 

한국 여성의 첫 선각자였던

나혜석은 무연고자가 되어서

정처없이 떠도느냐고 없고

 

파격적인 연애주의자였던

김일엽은 만공선사를 따라서

면벽참선 하느냐고 없고

 

동서양의 화풍을 넘나들었던

이응로는 동백림사건에 연루돼

감옥살이 하느냐고 없는데

 

그럴싸한 시객인 척하였지만

침 발린 말이나 휘갈겨 쌓던 난

이제서야 수덕여관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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