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의 단상
비단옷은 차마 못 입고
맛난 고기는 애써 안 먹으면서
애오라지 자식들을 위해
온 생을 탕진해 버리는 소시민들
끼니가 걸린 전쟁판에서
친재벌들과 아등바등 싸우다가
승리 수당도 못 챙기고
부지불식간에 사라져 갈 노동자들
저 안타까운 사람들을 위한
박애 정신의 실천가를 자처하며
구원의 기차를 친히 몰고
이 땅에 오셨다는 선도의 신이여
원컨대, 강약부동한 차별의
속악한 세상을 사정없이 흔들어
네오내오없이 모두 평등한
참세상으로 바꾸어 주시고
아울러 달달대며 배곯고 있는
지구촌 골골샅샅이에
챙겨 오신 순백색의 밥과 의복을
고루고루 나누어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