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함박눈 일기

햇살 이해수 2022. 12. 25. 07:26

함박눈 일기

 

나는 오늘 맨손으로 폐지를 줍던

꼬구랭이 그 할머니께는

태을선녀가 떡가루로 짠 털장갑을

호듯호듯 따습게 끼워 드렸고요

 

또 길상사 뒤뜰에서 영면하고 있는

일편단심의 자야에게는

백석 시인이 목화솜으로 누빈 핫이불을

다독다독 포근히 덮어 주었고요

 

그리고 굴뚝 위에서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한테는

전태일 열사가 필승으로 뜬 목출모를

아자아자 단단히 씌워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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