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계묘년의 소망

햇살 이해수 2023. 1. 24. 08:53

계묘년의 소망

 

노자가 한가로이 거닐던 

뒷산 무욕의 산책길에

아직껏 고엽이 남아 있다면

탐욕으로 눈먼 자들의 머리를

툭툭 치며 떨어졌으면 합니다

따끔한 정문일침으로 말입니다

 

선녀들이 손수 운영한다는

하늘 떡가루 방앗간에

여태껏 첫눈이 남아 있다면

도시인들의 황량한 마음밭에

잠뽁 뿌려 주었으면 합니다

새하얀 설레임으로 말입니다

 

푸네기의 추억이 묻어 있는

고향 따뜻한 안방에

입때껏 화롯불이 남아 있다면

타관 타는 사람들의 언 손을

훗훗이 쬐어 주었으면 합니다

돈후한 인정머리로 말입니다

 

월로가 소장으로 근무하는

우주 광대한 발전소에

이제껏 인력이 남아 있다면

그대의 앞발길을 나에게로

와락 당겨 주었으면 합니다

담백한 그리움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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