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사내야
시어들이 눈사람처럼
피둥피둥 살쪄 간다며
맥없이 개골을 내고
상상력은 시래기처럼
버쩍버쩍 말라 간다고
허허탄식하는 사내야
그 누가 있서 네 등짝을
찰삭찰삭 후려갈겨 대거나
그 누가 나서 네 귓구멍에
딸랑딸랑 방향을 쳐 주겠나
사람들 죄 떠나 버린
휑뎅그렁한 지면에
구태의연히 눌러앉아
아집 위에 아집을 덧쌓다가
우지끈 부러져 버린
설해목 같은 사내야
고집통이 이데올로그로서
근근 연명하기 보다는
생산적 존재증명을 위한
봄싹으로 재생되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