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겨울 사내야

햇살 이해수 2023. 2. 8. 09:45

겨울 사내야

 

시어들이 눈사람처럼

피둥피둥 살쪄 간다며

맥없이 개골을 내고

상상력은 시래기처럼

버쩍버쩍 말라 간다고

허허탄식하는 사내야

그 누가 있서 네 등짝을

찰삭찰삭 후려갈겨 대거나

그 누가 나서 네 귓구멍에

딸랑딸랑 방향을 쳐 주겠나

 

사람들 죄 떠나 버린

휑뎅그렁한 지면에

구태의연히 눌러앉아

아집 위에 아집을 덧쌓다가

우지끈 부러져 버린

설해목 같은 사내야 

고집통이 이데올로그로서

근근 연명하기 보다는

생산적 존재증명을 위한

봄싹으로 재생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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