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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아이 착한 아이 - 김혜란

예쁜 아이 착한 아이 너는 예쁜 아이 귀여운 아이 착하고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 어머니 말씀이 고맙습니다 너는 눈이 크고 마음이 넓은 아이 친구의 마음을 살필 줄 아는 아이 선생님 말씀이 고맙습니다 너는 슬픔을 알고 눈물을 알고 마음 아픈 사연 짐작하는 아이 아버님 말씀이 고맙습니다 어쩌다 미운 얼굴 잘못해서 다친 마음 그래도 너는 착한 아이 그래도 너는 예쁜 아이 어머니 믿음이 고맙습니다 아버지 격려가 고맙습니다 선생님 이해가 고맙습니다 너는 착하고 예쁘고 귀여운 아이

우리 소리 2022.08.09

작달비 내리는 날에

작달비 내리는 날에 홍제동 핸드폰가게 앞 야채장시 저 할머니 앙상한 손꼽데기로 우산을 꼭 붙들고 소라게처럼 앉아 계신다 아이고 할머니 이 빗속에 어찌 나오셨어요? 응, 우리 며느리가 곧 데리러 온다고 했어 사무치는 한살이의 고단함이여 야채 전부 해서 얼마예요? 그냥 3원만 줘 노지 거라 겁나게 맛나 주섬주섬 챙겨 주시는 정 묻어나는 실존이여 고마워 복 받을 겨 할머니 전 이미 새끼들이란 커다란 복을 받았는 걸요 싹싹 쓸어 담으시는 수수로운 한숨 쪼가리여 추적대며 애잔하게 비 내리는데 웬수놈의 시상.... 라면서 가까스로 일어서신다 할머니의 주름살 같은 우굴쭈굴한 생이여

詩詩한 2022.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