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생은 기다림입니다

햇살 이해수 2020. 8. 7. 13:07

생은 기다림입니다

 

사랑 같은 것,

배고파하는 아이들을

먼저 배불리 먹이고 나서

이따가 배 터지게 합시다요

안달하다 그냥 가면 어쩌냐고요?

어휴, 다행이다 싶네요

그건 본래 참사랑이 아니었을 것이니까요

 

인연 같은 것,

추워하는 이웃들을

우선 따숩게 입히고 나서

나중에 냉철히 판단해 봅시다요

앵돌아져 가 버리면 어쩌냐고요?

차라리 잘되었다 싶네요

그런 얄팍한 인연은 곧 악연이 될 테니까요

 

행복 같은 것,

심술궂은 불행들을

일단 다독여 재워 놓고서

가만히 기다리는 것입니다요

영영 오지 않으면 어쩌냐고요?

이만하면 족하다 싶네요

앞서 아이들이라는 큰 행복을 만났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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