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귀인을 만나다

햇살 이해수 2020. 8. 11. 08:06

귀인을 만나다

 

자본과 맞짱 뜨다가

변방으로 내쫓김을 당한

반골의 시비꾼인 그가

 

타인들의 신랄한 비판을

받아들일 용기도 없는

겁렬한 독설가인 그가

 

보통내기들에게 속문을

인정받고 싶어 안달하는

의뭉한 능구리인 그가

 

곡학으로 현학하면서

학자연하는 속빈 강정의

무실한 척돌이인 그가

 

정바른 삶의 태도와

실천적 의지를 두루 갖춘

미네르바 같은 여인을 만나

 

끔찍한 고독지옥과

무력감을 털고 일어선

기세당당한 저 햇귀를

 

번뜩이는 영감과 예지를

새삼스레 가져다주는

싱둥싱둥한 저 솔바람을

 

뒤틀린 헛욕심과 속취를

홀라당 벗어던지고

잘잘 흐르는 저 시냇물을

 

휘파람새의 일종처럼

기운차고 신명나게

배쫑배쫑 노래하고 있다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미는 고공농성 중!  (0) 2020.08.14
페시미즘에 빠지다  (0) 2020.08.12
탁수와 순금  (0) 2020.08.09
생은 기다림입니다  (0) 2020.08.07
회상 4  (0) 202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