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나는 폐인이다

햇살 이해수 2021. 1. 24. 06:57

우리는 폐인이다

 

좁고 답답하고

맹물스러운 곳이라도

그놈의 스마트폰과

테블릿PC만 있으면

한살이 내내

앙버틸 수 있다는

그대는 디지털 폐인이고

 

그저 눈 만 뜨면

예외 없이

돈 냄새를 킁킁 맡고

돈 맛을 쩝쩝 다시고

돈 타령을 질탕하게

불러 젖힐 수 있는

당신은 돈 폐인이고

 

비래봉 아래

양지바른 자드락에서

토굴집을 짓고

촌촌걸식하며 살더라도

이 몰풍치한 도시에서

한시바삐 도망치고 싶은

나는 고향 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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