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스러운 삶의 고비를
진드근히 견뎌 낸 사람들과
동행한다는 것만으로도
적잖히 위안이 되는 시간입니다.
바닥난 생기와 의욕을
단박에 채워 준다는 태안으로
우리 감성충전 여행을 떠나 볼까요?
설렘을 담뿍 실은 버스로
한 세 시간쯤 달려야 하니 마음띠 하십시오.
바람이 천겁의 세월에 걸쳐 독작했다는
집념의 창작물,
신두리 해안사구 그것은
모진 한살이가 그려 놓은
주름살투성이의 우리 자화상입니다.
어떠한 안식도 마다하고
일터와 집을 분망히 오가며
등골을 오롯이 바쳤건만 저들은
언제가부터 ‘시든 해당화’라 칭하며
우리를 그렇게 내몰고 있습니다.
제각기 바다를 향해 열어 둔
호기심이 수월찮은데도 말입니다.
강고해지는 돈팔이 연대에
홀로 맞서야 하는 갯바람은
그 얼마나 고독하고 두려울까요?
지독한 욕심보에서 쾌히 벗어난
몸뚱이 하나 뿐인 우리들은
삘기(삐비)인 양 하얗디하얗게
저기 모래언덕에 피어 있어 보자고요.
산다는 일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고,
운명의 형식으로써 고독과 허무를
껴안고 살아가다가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길 그것이 아니던가요
그런고로 저는 아직 집이 필요 없습니다.
페일언하고 이제 바다로 나아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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