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꽃다짐

햇살 이해수 2021. 9. 22. 17:06

여뀌맹키로 독한 말로 보내 짠했네

꽈리맹키로 부러 되숭대숭했다네

금잔화맹키로 나도 겁나 아팠다네

이녁, 차말로 미안허네이~~

 

금계국 같이 상클한 기분으로 만났고

장미꽃 같이 열정적으로 사랑했고

능소화 같이 명예롭게 이별했다는 거

말 안해도 다 알제?

 

맥문동 모냥 아당지고

코스모스 모냥 초롬하고

해당화 모냥 곰살궂은....

자네가 솔찬히 보고잡네그려

 

망종화처럼 일편단심으로

부레옥잠처럼 줏대 없이 흔들리지 않고

달개비처럼 순간의 쾌락에 빠지지도 않고

긍께, 잘 전뎌 볼라네

 

꽃무릇만큼 간간절절한 마음으로

범꼬리만큼 모가지 길게 빼고

배롱나무꽃만큼 묵묵히 기다릴라네

꼭 도라지꽃인 양 살고 있을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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