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맛
고기도 떡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잘 먹는다고 하지만
행복은 행복해 본 적이 별반 없는
아니참, 자못 불행했다 싶은
나 같은 자가 먹어 보아야
그 맛을 제대로 알 수 있다
행복을 상미해 보고
감격의 눈물을 평평 쏟는다든지
행복을 제공한 미덕에게
넙죽 절을 한다든지 하는 것은
아삭바삭한 행복의 참맛을
온전히 느꼈다는 것이다
물론 거품처럼 일다
한순간에 꺼져 버릴까 봐
불안감 조바심 따위가 없진 않지만
지금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한입 크게 베어 물고
움쑥거리며 감씹고 있다
행복!
너무너무 맛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