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으로 산다는 것은
햇살 이 해수
봄뜻이 그윽한 모란시장에서
원죄를 뒤집어 쓰고 성 감별을 당한 채
배좁은 종이상자 안에서
꾸벅잠을 자고 있는 수평아리들
황량한 사막 깎아지른 낭떠러지에서
자신의 족속을 번식시키고자
대가리가 터지도록 싸움박질을 해야 하는
절벽 위의 곡에사 누비아아이벡스들
정차게 바라보며 파안대소하던 거실에서
희끗한 귀밑머리의 그를 보고
깝신 겉시늉으로 인사 하고는 뿔뿔이 흩어지는
자식들을 씁쓰레 바라보는 아비들
아이고매, 짠헌 거
출처 : 중년의 사랑 그리고 행복
글쓴이 : 햇살 이해수(일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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