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목련께서 돌아가셨다

햇살 이해수 2022. 4. 13. 06:14

목련께서 돌아가셨다

 

해사한 옷차림으로

매무새를 정갈히 하시고

노상 꽃향내를 풍기시던 목련이여

 

심술딱지 바람할미의

호된 시집살이를 겪으면서도

억척으로 꽃봉들을 키우신 목련이여

 

어린것들 활짝 꽃피어 갚으려니까

피 묻은 버선 한 켤레 벗어 놓으시고

훨훨 하늘에 오르신 목련이여

 

아아,

더없이 숭고한 엄니꽃이여!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호젓한 산길은  (0) 2022.04.21
세월호 8주기에 부쳐  (0) 2022.04.16
벚나무, 벗나무야  (0) 2022.04.03
봄, 별리 1  (0) 2022.03.31
봄비 갠 하늘  (0) 2022.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