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별리 1
봄볕처럼 명랑한 아침입니다
멧새들이 배쫑배쫑 노래하면
시냇물이 맑은 화음을 이룹니다
신신하고 향긋한 솔바람이
아느작아느작 왈츠춤을 추는
저때는 어울림의 숲속이었습니다
연야투루빛 웃음살이
넌지시 번져 가는
아름다운 영혼의 통섭입니다
복사꽃처럼 환한 한낮입니다
심장이 뜨끈뜨끈 달궈진 탓인지
목련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수줍게 피어난 진달래가
여보라는 듯 나근거리는
그때는 친애의 들판이었습니다
사랑의 영원함에 대하여
두말할 나위가 없는
눅진한 인연의 당위입니다
연기처럼 매캐한 저녁입니다
산새는 하르륵 날아가 버렸고
시냇물은 오염돼 혼탁해졌습니다
목련꽃은 탈파닥 땅에 떨어졌고
진달래가 난분분히 흩날리는
이때는 상실의 시간이었습니다
숲속의 노래, 들판의 사랑
아스라이 사라져 가는
애잡짤한 기억의 저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