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오르기 욕(慾)으로 범벅된 경조부박한 몸뚱이로 쌈지뜨고 살아온 '나'란 자가 오견을 어깨에 짊어지고 계룡산 정상을 밟겠단다 동학사 일주문은 그럭저럭 통과하였으나 은선폭포 앞을 지키고 있는 선뜩한 옥졸들에게 생포돼 결국 계단지옥에 갇히고 말았다 관음! Help me 관음! Help me 겁에 질려 후들거리고 힘에 겨워 헉헉대던 나를 손을 당겨 원구해 준 건 역시나 상클한 웃음을 지닌 솔바람 보살이었다 거기다 몸을 보득 씻겨 주고 좀스러운 마음을 청결히 닦아 주기까지 하였다 하여간 그분의 독려 덕에 무사히 관음봉에 올랐다 사람들의 마을로 도로 내려와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참삶의 의미를 곱씹으며 맨몸으로 올랐던 계룡산, 그곳이 극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