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글쟁이 8

햇살 이해수 2021. 8. 11. 20:15

글쟁이 8

 

풍진세상 구접스러운 부조리에 대해

침묵하거나 해찰하듯 딴전만 피우는 자가 아니라

그것들을 크게 꾸짖 능동적으로 연대하여

결국은 싸워 교세하는 앙그러진 실천가로서의 사람이다

 

겉보매만 번지르한 미구로 명예를 구걸하는 똥시인이나

횡행한 날림의 유행만 쫓아가는 얼치기 글쟁이가 아닌

무슴슴한 현실과 참담한 기억들을 찬물처럼 마시면서도

타인을 위해 사골 국물 같은 더운 서정을 끓여 내오는 사람이다

 

낭패와 절망으로 꿈이 일그러져 버린 사람들을 위해

은폐되고 왜곡된 꿈과 희망의 날개를 깁거나 수선하는 일에

살짝도 베거리하지 않고 한시도 게으르지 않으면서

참된 실존을 드높이는데 다사분주히 터울거리는 사람이다

 

때론 온갖 아귀와 이해에 엎쳐뵈지 않는 반골의 선비처럼

때론 분노와 고독마저 풍자와 해학으로 감싸 안는

관후한 풍류인처럼 탁배기 한사발에 우줄우줄 춤추며

이야지야 흥얼댈 줄 아는 진짜배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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