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의 사특한 관념을
드맑은 시냇물에 씻기면
참담한 언더도그마가 소척되어
배덕한 가난뱅이임을 직고할 수 있을까?
바리케이트 같은 강퍅한 아집을
청푸른 솔바람에 쐬면
보잘것없는 소영웅주의에서 벗어나
평평범범한 소시민이 될 수 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바람과 현실은
노상 대척점에 서 있고
럼버 샷 맞고 아테에게 항복한 인간처럼
나날이 어리석은 자가 되어 간다
살아오는 동안 단번이라도 정직했다면
이렇듯이 남우세스럽지 않을 텐데
앗가워하지 말자
잠시 후면 기름덩이로 맺혀질 시간들
군무를 추고 마시고 웃고 만지고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던가!
요란한 소나기가 휘몰아치는 광장에서
사적 욕망을 석둑 자르고 내지르는 저 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