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10행시

햇살 이해수 2021. 8. 29. 08:01

공불락의 사특한 관념을

드맑은 시냇물에 씻기면

 

담한 언더도그마가 소척되어

배덕한 가난뱅이임을 직고할 수 있을까?

 

리케이트 같은 강퍅한 아집을

청푸른 솔바람에 쐬면

 

잘것없는 소영웅주의에서 벗어나

평평범범한 소시민이 될 수 있을까?

 

음부터 끝까지 바람과 현실은

노상 대척점에 서 있고

 

버 샷 맞고 아테에게 항복한 인간처럼

나날이 어리석은 자가 되어 간다

 

아오는 동안 단번이라도 정직했다

이렇듯이 남우세스럽지 않을 텐데

 

가워하지 말자

잠시 후면 기름덩이로 맺혀질 시간들


무를 추고 마시고 웃고 만지고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던가!

 

란한 소나기가 휘몰아치는 광장에서

사적 욕망을 석둑 자르고 내지르는 저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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